최근, 사용하던 키보드가 장기간의 혹사끝에 떠나갔습니다. 

새 키보드를 물색하던 중, 이번에는 실용성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기능을 갖춘 키보드를 구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자체 배터리를 가진 충전식 키보드를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기왕이면 조그마한 화면도 달려있으면 좋겠고, 나름대로 저장공간도 있으면 금상첨화입니다.

그래서 구입한 중국산 보급형 펜터그래프 키보드, 레노버 Slim3 14ALC 입니다. 

14인치 사이즈지만 텐키리스 형태라서 키는 큼지막합니다. 시프트키나 컨트롤키, 엔터키 등이 이상하게 뒤틀려 있지도 않습니다.

비용절감형 단조로운 갈색박스 포장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버리기 아까운 포장보다는 이런 실용적인 포장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스 내 구성품도 단조롭습니다. 본체, 충전기, HDD 확장시 필요한 케이블, 스티로폼 완충재. 간략한 제품설명서도 들어있습니다.

제조사에서는 '어비스 블루'라고 주장하는 색입니다. 검정에 한없이 가깝지만 빛을 받으면 약간 푸른 빛이 감도는 색입니다. 금속 질감이 나도록 무늬를 넣어 코팅된 플라스틱입니다. 지문은 제법 선명하게 잘 남으니, 부적절한 작업에 사용됐다면 사용 후 항상 깨끗이 닦는게 바람직합니다.

베젤은 얇은 편입니다. IBM등등을 흡수한 이래로 쓸만한 제품을 만들어 온 역사가 제법 되다보니, 전체적으로 마감이 깔끔합니다. 다만 여기서 더 저가형 모델(V가 붙은 시리즈)은 TN패널을 쓰는데 차마 봐주기 어렵다는 평이니, 웬만하면 IPS 패널을 쓰는 모델로 고릅시다. 노트북 모니터에 뭘 바라겠습니까만은, 색감은 몰라도 시야각은 그럭저럭 괜찮게 나옵니다. 특히나 오타없이 글쓰고 글읽는 작업을 주로 하려면 시야각은 중요합니다. 

FreeDOS 모델이므로 전원을 켜면 이렇게 됩니다. 윈도우를 설치해줍시다.

한편 상단에는 720p 웹캠이 달려있는데, 셔터를 좌우로 슬라이드해서 물리적으로 렌즈를 가릴 수 있습니다. 단순히 작은 플라스틱 조각 하나를 덧붙인 정도의 아이디어지만 보안에 신경쓰는 사람에게는 꽤나 어필하는 포인트입니다. 빠르게 웹캠을 끄고 켜는 용도나 방송 등의 경우 일시정지 등의 용도로 쓸 수도 있겠지요. 

윈도우를 설치해도 무선랜 드라이버를 잡지 못합니다. 레노버 홈페이지에 가서 직접 구해서 설치해야 합니다. (유선 랜포트도 없습니다. 다른 PC나 휴대폰으로 어떻게든 설치파일을 구해서 복사해야 합니다.)

백라이트 기능도 갖추고 있습니다. 게다가 밝기를 2단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다만 어차피 화면을 켜 놓고 있으면 키보드가 잘 보이긴 하는데... 그래도 백라이트를 켜면 뭔가 보기 좋으니 있으면 좋은 기능 같습니다.

생각보다 성능도 괜찮습니다. 공식 광고에서 디아블로2 레저렉션을 돌리는 장면이 있어서 한번 재현해봤는데, 의외로 잘 돌아갑니다. 팬 소리가 좀 거슬리긴 하지만 60도 미만의 온도로 제법 부드럽게 돌아갑니다. 소서로 오브 돌리거나 네크로맨서로 소환물 가득 돌려도 별 문제 없었는데, 아마 유체가 많은 불길의 강 같은 지역에서는 프레임 드롭이 제법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는 김에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도 설치해봤는데 당연히 부드럽게 잘 돌아갑니다. 내장 그래픽으로 이 정도 성능을 뽑아주다니 역시 리사 수 박사님...

공식 스펙은 이렇습니다. 제 경우는 램 4기가 무료추가 행사를 하길래 8GB로 얼른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판매처에서는 알고보니 6만원 가까이 카드할인행사를 하더군요... 4GB 램을 6만원쯤에 산 기분이라서 조금 씁쓸했습니다.)

 무게는 자료마다 달라서 1.39~1.41사이인데, 그냥 1.4kg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비슷한 가격대의 인텔 노트북은 N4020~N4500이 달려있는데 벤치점수를 보면 라이젠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사실 주로 글 쓰는 용도로 구입한 키보드노트북이라서 성능에 민감할 필요는 없긴 한데,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기본적인 게이밍 성능도 있으면 더 좋겠죠.

게이밍 성능을 인증할만한 동영상도 첨부해봤으면 좋겠는데, 여의치 않아서 '안정적으로 부드럽게 잘 돌아간다'는 정도로만 언급하겠습니다. 물론 최저옵션에 고성능 모드로 돌렸고, 그 경우 배터리 사용시간은 완충상태에서 1시간 30분 정도라고 예상됩니다. 게임시에는 아무래도 전원을 연결하고 써야겠지요.